집 전체를 하실 때 방마다 다른 원단을 고르면 하나하나는 예쁜데 집을 돌아다닐 때 어수선해집니다. 그렇다고 전부 똑같이 가면 방마다 필요한 게 달라서 아쉬운 자리가 생기고요. 이번 압구정동 커튼 시공은 현대아파트였는데, 속지는 하나로 통일하고 겹만 바꾸는 방식으로 정리했습니다.
거실부터 보겠습니다. 들어간 원단은 헤비네프예요. 화이트 색상에 나비형상 가공, 아래쪽은 무시접으로 1cm도 안 되게 말아 박았습니다. 그리고 겉지 없이 이 한 겹으로만 갔어요.
Q. 헤비네프는 어떤 원단인가요?
A. 같은 네프 계열인 구스네프보다 실을 조금 더 거칠게 짠 원단입니다. 실이 굵어진 만큼 짜임 사이가 촘촘해져서 비침이 덜해요. 그래서 이 한 장만 걸어두어도 밤에 불을 켠 채로 외부로부터 사생활이 보호됩니다. 거친 실이라고 하면 투박할 것 같지만 오히려 반대예요. 결이 살아 있어서 빛이 지날 때 조직이 드러나고, 그게 고급스럽게 읽힙니다.
가운데 사진을 보시면 실이 하나하나 보일 만큼 짜임이 굵습니다. 이 결 때문에 같은 화이트라도 밋밋해 보이지 않아요. 거실은 낮 동안 계속 드나드는 자리라 여기서 겹을 하나 덜어내는 게 맞았습니다.
겹을 줄이면 창가가 가벼워지고 예산도 그만큼 내려갑니다. 그 여유를 방 쪽으로 돌렸어요.
안방입니다. 속지는 거실과 똑같은 화이트 헤비네프예요. 나비형상, 무시접 마감까지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달라진 건 그 위에 겉지가 한 겹 올라갔다는 것뿐이에요.
겉지 자리에 들어간 건 리치암막커튼, 색은 아이보리입니다. 형상가공으로 제작했어요. 리치는 실을 빽빽하게 박은 고밀도 원단이에요. 생활암막 가운데 차단이 제일 센 축이라, 이렇게 밝은 색을 쓰셔도 빛을 95% 넘게 잡습니다.
속지가 같으니 낮에 겉지를 걷어두면 거실과 안방의 창가가 똑같아 보입니다. 밤이 되어야 차이가 드러나요. 이게 원단을 통일하면서도 방마다 다르게 쓰는 방법입니다.
작은방도 같은 구성입니다. 헤비네프 속지에 리치암막 겉지, 두 겹이에요.
이번 압구정동 커튼 시공은 잠을 자는 방이 셋이었는데 전부 같은 조합으로 갔습니다. 방마다 원단을 달리할 이유가 없었어요. 쓰임이 같으면 구성도 같은 게 맞습니다.
밑단 마감은 속지와 겉지가 다릅니다. 속지인 헤비네프는 무시접으로 얇게 끝냈지만, 겉지 리치암막은 일반 시접으로 갔어요. 하단을 얇게 마무리하는 건 얇은 원단에서만 되는 방식입니다. 리치처럼 도톰한 암막은 여유분을 접어 올려 박는 게 기본이에요. 두꺼운 원단을 억지로 얇게 말면 밑단이 뻗치고 떨어지는 선도 안 예쁩니다.
두 번째 작은방에서 하나가 달라집니다. 원단과 겹수는 똑같은데 길이를 짧게 잡았어요. 창 아래로 수납장이 들어올 예정이라고 하셔서, 그 높이에 맞춰 제작했습니다.
Q. 가구가 들어온다고 커튼을 짧게 하면 아쉽지 않나요?
A. 오히려 반대입니다. 커튼을 바닥까지 내려놓고 그 앞에 수납장을 붙이면 원단이 가구 뒤로 눌려서 주름이 죽어요. 여닫을 때마다 가구에 걸리기도 하고요. 수납장 높이에서 끊어주면 가구를 벽에 바짝 붙일 수 있고, 커튼은 커튼대로 걸리는 데 없이 움직여요. 그래서 저희가 실측하러 가면 창 아래에 뭐가 들어올 예정인지를 꼭 여쭤봅니다. 나중에 가구를 들이고 나서 기장을 고치는 것보다 처음에 맞춰 만드는 쪽이 훨씬 깔끔해요.
짧게 만들어도 원단과 주름은 다른 방과 같으니 따로 노는 느낌이 없습니다.
주방만 커튼을 쓰지 않았습니다. 색은 라이트아이보리, 제품은 L자형 알루미늄블라인드입니다. 창틀 안쪽으로 쏙 들어가게 넣었어요. 물이 튀고 기름이 오르는 자리라 원단보다 알루미늄이 맞습니다.
창틀 안쪽으로 쏙 들어가게 만든 게 이 자리의 핵심입니다. 창 앞으로 아무것도 튀어나오지 않아서 조리대를 그대로 쓰실 수 있어요. 대신 틀 안 시공은 치수가 조금만 어긋나도 걸리거나 틈이 생기기 때문에 실측을 훨씬 꼼꼼히 합니다.
L자형은 슬랫이 일자로 내려오다 끝만 L모양으로 꺾여 있어서, 다 닫으면 슬랫과 슬랫 사이 틈까지 덮입니다. 기본 C자형보다 선도 가늘게 떨어져요.
| 공간 | 속지 | 겉지 | 길이 |
|---|---|---|---|
| 거실 | 화이트 헤비네프 | 없음 (한 겹) | 바닥 가까이 |
| 안방 | 화이트 헤비네프 | 아이보리 리치암막 | 바닥 가까이 |
| 작은방 | 화이트 헤비네프 | 아이보리 리치암막 | 바닥 가까이 |
| 두 번째 작은방 | 화이트 헤비네프 | 아이보리 리치암막 | 수납장 높이까지 |
| 주방 | L자형 알루미늄블라인드 (라이트아이보리) | 창틀 안 | |
집 전체를 하실 때는 원단을 몇 가지나 쓸지부터 정하시는 게 편합니다. 속지 하나로 묶어두면 낮에 보이는 얼굴이 같아져서 집이 정돈돼 보이고, 밤에 필요한 방에만 겉지를 얹으면 됩니다. 이번 압구정동 커튼 현장이 그 방식이었어요. 강남구커튼으로 집 전체를 알아보고 계시다면, 방마다 따로 고르시기 전에 이 순서로 한번 정리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다양한 시공후기는 동대문커튼집사랑 블로그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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