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튼 색을 고르실 때 온 집을 하나로 통일하려는 분들이 많으세요. 그런데 거실과 안방은 주로 쓰는 시간대가 다릅니다. 거실은 해가 떠 있는 동안, 안방은 해가 진 뒤에 오래 머무는 공간이잖아요. 이번 성북구 종암동커튼 시공은 종암라온프라이빗아파트였는데, 이 시간대 차이를 색으로 나눠본 현장이었어요.
거실엔 백아이보리색 아문젠커튼을 나비주름으로, 양쪽으로 갈라 여는 양개형으로 제작해드렸어요. 창이 정면으로 트여 있어서 낮에 빛이 넉넉하게 들어오는 집이었거든요.
Q. 순백이 아니라 백아이보리를 권해주신 이유가 있나요?
A. 빛이 통과할 때 나오는 색이 다르거든요. 순백은 해를 정면으로 받으면 오히려 차갑고 푸르스름하게 뜹니다. 백아이보리는 아주 살짝 노란 기가 도는 색이라, 같은 빛이 들어와도 방 안이 따뜻한 톤으로 채워져요. 커튼은 색 자체보다 빛을 통과시켰을 때 어떤 색이 되는지를 보고 고르시는 게 맞습니다.
아문젠은 암막 원단이 아니에요. 그래서 커튼을 다 쳐도 방이 캄캄해지지 않고, 사진처럼 창 전체가 은은한 면조명처럼 밝아집니다. 거실에는 이 편이 낫습니다. 낮에 불을 켜지 않아도 되니까요. 주름은 나비주름으로 잡았는데, 정면에서 보면 결이 규칙적으로 반복돼서 창이 한결 정돈되어 보이고요.
안방은 라이트 웜그레이색 샤넬 고급암막커튼을 나비형상가공해서 설치해드렸어요. 창 가로가 넓지 않아 한 장짜리 편개형으로 제작했고요.
Q. 침실에 그레이는 너무 차갑지 않을까요?
A. 그냥 그레이면 그럴 수 있는데, 웜그레이는 회색에 따뜻한 기가 섞인 색이라 결이 다릅니다. 밤에 조명을 켜면 노란 불빛을 받아 부드럽게 가라앉고, 낮에는 회색 쪽으로 차분하게 보여요. 하루 중 두 가지 표정이 나오는 색이라 침실에 잘 맞습니다. 그리고 이번 종암동커튼 현장처럼 밝은 마루와 화이트 벽으로 마감된 방에서는 커튼이 유일하게 톤을 잡아주는 면이 되기 때문에, 너무 밝게 가면 방 전체가 붕 뜨기 쉽고요.
거실은 나비주름, 안방은 나비형상가공으로 서로 다르게 갔는데요. 형상가공은 원단을 특수 기계로 쪄서 주름 모양을 미리 기억시키는 공정이에요. 안방 커튼은 매일 아침저녁으로 여닫게 되니 주름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잡아둔 겁니다.
| 낮을 쓰는 거실 | 밤을 쓰는 안방 | |
|---|---|---|
| 고른 색 | 백아이보리 | 라이트 웜그레이 |
| 원단 | 아문젠 (비암막) | 샤넬 고급암막 |
| 빛을 다루는 방식 | 통과시켜 부드럽게 퍼뜨림 | 막아서 어둡게 |
| 만든 방식 | 나비주름 · 양개형 | 나비형상가공 · 편개형 |
색을 통일하는 게 늘 정답은 아니에요. 이번 종암동커튼 시공처럼 그 방에서 주로 무엇을 하시는지, 그 시간에 빛이 어떤지를 먼저 보시면 색은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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